“애가 되는 기분이야.” ‘
“홈.”
얼굴올 들어 턱울 냈다. 저런 식의 말은 제법 들었던 것 같다. 성성옥수
라면서 놀려대는 작가누나들을 봤을 떤 아무래도 나를 분명 애로 보는 게
맞다고도 생각했다. 내가 애 같나.
“나쁜 말 아니야.”
내가 심각하게 숨을 뱉자, 뒷머리를 쓰다듬었다. 나쁜 말이 아니긴, 이제
스물일곱 먹었는데. 아직도 애 같다는 말이 어떻게 나쁜 말이 아닐 수 있
어. 다시 밤을 유리에 대고 유천을 보면, 왜 맑아집 눈을 하고 있었다. 얼
마나 잤을까. 오늘밤, 시간은 별로 우리를 다스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
다.
“재있어, 너랑 노는 거.” ^
달래듯이 말하고는 밤을 쓰다듬었다. 큰 손이 얼굴을 다 덮을 것 같아서
눈올 감았다가 뜨면, 내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. 그 손에 가려, 얼굴이 잘
보이지 않았다. 손에 가려지는 쪽 눈올 감으면 잘 보인다. 잘난 얼굴. 누구
나 좋아하는.
"네가 다른 사람이랑 잘 놀면 생도 날 것 같에, 이제.”
웃었다. 나는 시간에게서 자유로워진 마음으로 마음껏 웃었다. 비록 소리
내서 웃지는 않았지만. 내 마음이 한껏 웃는 게 느껴졌다. 방을 떤 유천이
팔을 피고,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. 이마가 닿을 만큼 다가온 유선에게 손
을 범으면 날개 뼈쯤에 손바닥이 닿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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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라이프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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