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 구석구석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닌
데. 별로 좋은 꼴도 아닌 걸 요모조모 구석구석 보고 있는 놈의 속올 모르
겠다. 결국 웃으면서 뒤로 물러나는 걸 보고 발을 들어서 차주고도 싶었는
데, 힘이 없어서 창았다. 막상 발을 들어서 차준다고 했는데, 내가 벌렁 넘
어지면 정말 창피할 거야 안 봐도 뻗한 거니까. 윤호가 뒤로 물러나자마자
다리를 내리고, 윤호가 앉아있는 의자를 힘껏 돌려버렸다. 두 바퀴라도 돌
았으면 생각하면 문을 열었을 때, 윤호늘 다리를 들고 그 돌아가는 의자 위
에 앉아서. 더군다나 웃고 있었다. 이그ᅮ 미워할 수 없는 놈.
“배고파〜 밥 차려놔~”
화장실 문올 열면서 좀 큰 소리로 말해놓고늘 따라 와서 나를 쥐어박겠
다고 할까봐 서둘러 문울 장갔다. 따라오는 소리도 안 들리고. 문을 두드리
지도 않아서 早듯하게 칫솔에 치약을. 묻힌다. 뜻하지 않는 시간에 찾아오는
중요한 존재는 예고 없는 기분 전환의 기회를 줬다. 뇌가 둥둥 떠다니는 것
같던 머릿속이 갑자기 오디오 스피커가 화는 것처럼, 그렇게 전환의 기회를
얻는 거다. 이를 닦고, 머리를 감는 내내 나는 머릿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
를 흥얼거렸다. 수건으로 머리를 닦올 때에는 내 발이 박자를 맞추고 있는
걸 보고, 거울을 보면서 살짝 어깨를 혼들었는데 어^해보여서 차벗! 을 외
쳤다. 내 몸이 알아서 경직된 얼굴올 하고, 수건으로:머리를 닦으면서 바깔
으로 나왔올 때. 기분. 전환의 기회를 줬던 내게 중요한 존재는 정장을 입고
내 밥상을 차려놓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. 선 채로 내가 마실 물을 따르고
있는 윤호가 순간 인기척을 느끼고 나를 돌아봤올 때에는 정말, 어찌할 바
를 알 수 없었다.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몰라서, 우두커니 서 있으면 맞은
면 의자에 앉아서 발리 오라는 듯이 손바닥으로 내 자리를 가리키기만 했
다. 내가 움직일 타이밍을 놓쳐 계속 자리를 지키면, 이제 턱을 피고 바라
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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