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그래, 나 백설공주가 취향이다, 왜.” “
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숙이고 웃어버리는 걸 보고,나도 몰래 웃었다. 물
론 고개를 다시 들고, 떨리던 어깨가 수습될 때쯤엔 다시 숟가락을 물고 있
었다. 반찬 없이 밥을 반이나 비웠다. 콩나물국도 아직 안색이 멀정하고,
이제 밥 먹는 것에 집중 좀 해볼까 하는데 하도 뚫어지게 바라보는 갈비
짓 사장 때문에 숟가락만 물고 있어야 했다.
아마 윤호의 첫사랑은 많은 시간을 후회해야 했을 냐다. 과거를 후회하
고,바꾸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식욕보다 앞서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
으니까. 아주 당연하게 과거를 후회하^, 될 수 있으면 바꾸고도 싶을 거
다. 윤호를 놓쳐버린 것에 대해서, 그 엇갈림 속에서 단단하게 서 있지 못
하고, 윤호의 망설임을 사랑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면서 돌아서버린
것에 대해서 많이 후회하면서 살았을 거다. '지금에 와서 그 후회들이 쌓이
고 쌓여, 결국 그 의지로 쓰인 면지를 보내고 윤호가 그것을 받았다고 해
도, 내 앞에서 내 백설공주 타령에 웃올 수 있다면 나는 조급하게 앞서지
않을 수 있었다. 윤호를 놓진 것을 후호I하는 걸, 어느 정도는… 아니 완벽
하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. 면지를 보낸 것까지는 이해하겠다. 그럳데 왜 하
필이면 손 면지야?
“어홍.”
나는 숟가락을 문 채로 그렇게 소리를 냈다. 귀여운 거 알고 그러는 거냐
는 말이 생각났지만, 부끄러워하지 않았다. 앞에 앉은 윤호는 왜 그러냐는
시선으로 보고 있었다. 주먹을 쥐어서 내 어깨에 대고 어홍해 줄 기세는 아
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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