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그렇게 뚫어지게 보면, 내가 제대로 식사시간올 가질 수가 없잖아.”
웃긴다. 내 앞에 앉은 정장에 넥타이까지 멘 남자가 자기 손으로 눈을 가
린다. 손바닥올 길게 만들어서 눈에 대고는, 다룩 손으로는 먹으라는 듯이
손짓울 하는 거다. 기가 차서, 숟가락을 내려놓으였 소리는 들었는지 손가
락 사이를 벌려서 눈빛을 내보냈다- 나와 눈이 마주치면 다시 손가락들을
붙이고, 먹으라고 손울 움직였다. 그 펄럭이는 것 같은 손올 보고, 눈올 가
린 긴 손가락들을 보면 정말 기가 찬다. 하, 소리를 내면서 앉아있자면 먹
지 않아도 배가 부르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. 먹지 않아도 배가 부
르다니, 말이 안 되는 얘기였는데 배가 방방하게 불러서 더 이상 밥을 먹고
싶은 생각도 안 들었다. 그냥 턱을 괴고 앉아서 긴 손가락으로 눈을 가린
남자를 바라보는 거다. 그리고, 넥타이를 만지고야 발겠다는 다짐도 한다.
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, 다시 손가락을 벌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.
“왜 안 먹어?" 1
“너 같으연 내가 네 앞에서 이러고 있으면 밥이 들어가겠냐?”
나도 손을 길게 펴서 눈을 가려줬다. 넘어가겠어? 밥이?
좀 느껴보라고 한 건데.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잡아갔다. 두 사람 사이
를 가로지는 건 식탁이고, 식탁 사이를 가로 지르는 건 두 사람의 붙잡은
손이라는 설정은 너무 했다. 이게 눈 뜨자마자 겪는 일이라는 건 너무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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