팔을 잡아끌고 작업실 문을 열었다. 간단한 장비들이 갖추어진 곳에 나까
지 들어가면 문올 곰곰하게 닫고, 의자를 끌어와서 나를 앉게 했다. 내 외
투를 입고 있는 모습이 좀 우스광스러운데, 앉아서 이것저것 클릭을 해대면
서 눈이 마주치면 픽 웃어버렸다. 의자를 끌고 가서 좀 더 가까이 앉으면,
원가 설명해줄 것처럼 손가락을 들더니 불쑥 얼굴을 찔렀다. 정말 덜 떨어
진 놈이 아닐까 진심으로 고민하면서 바라보는데, 내 의중은 임지도 못하는
지 재있어하면서 웃다가 또 불쑥 헤드폰을 씌워줬다.
"소리 좀 키워 봐.”
“아, 맞다.”
소리가 제대로 들리기 시작하면, 귀에 ᅵ익은 멜로디가 들려왔다.
"여우비잖아."
"응. 여우비. 내가 이 방에서 처음 녹음했던 거.”
“어?" ,
듣다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. 가까이 다가와'서 혜드폰에 자기 귀를 대고,
신나는 업굴울 했다. ':
"들을 만하지 않아? 난 이게 더 좋은데: 사실.”
또 한 번 자극 받는다. 굴곡 많고, 실패 많은 내 인생. 왜 이렇게 살지
못할까. 재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잘 하고,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. 잘 할
수 있는 일로 인정올 받고. 올
"요새는 집중이 잘 안 돼서, 작업한 게 없다. 예전에 작업한 거 들려줄
까?”
"다 들려줘,있는 거.”
“유치한 것도 많아. 못 들어주겠는 것도 얼마나 많은데.”
“제일 유치한 걸로 들려줘 봐.”
“쪽팔려서 안 돼.”
"야, 신청곡은 물어줘야 예와인 거야."
"왕자님은 원래 신청곡 따위 신경 쓰지 않아.”
“건방진 놈.”
“이거 들어봐."
몇 개의 음악을 연달아 들으면서 유치하다고도 말했고, 좋다고도 말했고,
웃기다고도 말했다. 가사가 정말 우스광스러운 걸 들으면서는 뒤집어지게
웃었고, 유천은 내 외투를 입은 채로 앉아서 내가 웃는 걸 흐뭇한 얼굴로
바라봐서 웃음을 그쳐야 했다. 그런 표정은 우리 사자의 특권이었는데 말이
다. 헤드폰을 벗으면, 귀가 아플 거라면서 손바닥으로 귀를 몇 번 문질러줬
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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